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국화 옆에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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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Joseph
댓글 0건 조회 4,710회 작성일 21-09-27 16:25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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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  - 서정주 시인


한 송이의 국화꽃을 피우기 위해

봄부터 소쩍새는 

그렇게 울었나 보다.

 

한 송이의 국화꽃을 피우기 위해

천둥은 먹구름 속에서 

또 그렇게 울었나 보다.

 

그립고 아쉬움에 가슴 조이던

머언 먼 젊음의 뒤안길에서

인제는 돌아와 거울 앞에 선

내 누님같이 생긴 꽃이여.

 

노오란 네 꽃잎이 피려고

간밤엔 무서리가 저리 내리고

내게는 잠도 오지 않았나 보다.